평소 누아르나 범죄, 조폭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한국 누아르 영화의 전설로 불리는 영화입니다.
2006년 개봉한 영화로 당시의 한국 조폭 영화라 하면 조폭 간의 의리를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이며 미화되곤 했는데, 조폭의 생활이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사실과 굉장히 흡사하게 표현한 한국 누아르 영화로 평가받는 배우 조인성 주연 영화 비열한 거리입니다.
당시에는 200만 명을 조금 넘긴 관객이었지만, 요즘 개봉하면 300~400만 명은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한국 범죄 영화 수작으로 평가받죠. 실제로 당시 제5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남우 주연상과 편집상을 수상한 바에 있습니다.
현존하는 조폭을 가장 잘 표현한 한국 누아르 영화 비열한 거리 이야기 시작합니다.
[영화 정보]
개봉 2006.06.15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범죄, 액션, 느와르
국가 대한민국
러닝타임 141분(2시간 21분)
감독 유하
대한민국 관객수 2,047,808명
평점 8.80(7,293명 참여)
※ 이 글에는 영화 비열한 거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요 등장인물]
<김병두 (조인성 분)>
본 작의 주인공으로 조폭 두목인 상철을 모시며 동생들을 데리고 나와 하부 조직으로 독립해 지내는 인물이다. 하지만 자신이 웨이터 출신 조폭이라는 이유로 고된 일을 맡아함에도 제대로 된 취급을 받지 못하는 현실에 크게 서러움을 느끼고 동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다른 길을 찾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살기 위해 모시던 형님을 죽인다. 조폭이 살기 위해 어떻게 몸부림치는지를 잘 보여준다.
<김민호 (남궁민 분)>
병두와 어린 시절부터 절친인 사이로 무명의 영화감독이다. 계획하고 있는 한국 조폭 영화에 실감 나는 조폭 생활을 담기 위해 병두를 찾아오고 함께 생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만취한 병두를 통해 조폭들의 뒷 이야기를 듣게 되고 이를 영화화해 흥행작을 만드는 데 성공하지만 실제 사건과 관련 있는 사람들에게 협박당한다.
<김현주 (이보영 분)>
병두의 국민학교 시절 오랜 짝사랑이다. 민호가 병두를 동창회에 데려가 재회하게 되고, 이후 병두의 적극적인 대시로 현주의 마음이 열리지만 조폭이란 신분의 병두에게 자신의 삶과는 다른 이질감을 느끼고 혼란스러워한다.
<오종수 (진구 분)>
병두와 동거동락하는 심복으로 나이트클럽 웨이터에서 조폭까지 함께 해온 동생이다. 병두와 가장 친한 사이로 서로의 고민을 항상 함께 하는 사이이다. 하지만 작 중 후반부에는 병두와 사이가 틀어지며 황 회장의 손을 잡고 병두를 배신한다.
<황명근 (천호진 분)>
조폭들에게 어두운 경로로 일감을 주는 인물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점잖고 친절하지만 작중에서 인물들 간의 갈등과 배신을 조장한다. 황 회장의 청부 살인을 거부한 상철은 병두에게 죽임을 당하고, 이후 황 회장의 부하가 된 병 두는 황 회장과 재개발 지역의 지분 이야기를 나눈 뒤 동생 종수에게 배신을 당하며 죽임을 당한다. 어찌 보면 비열한 거리 영화에서 가장 비열한 인물이다.
[줄거리]
<출신으로 차별받는 조폭>
병 두는 29세의 조폭 조직의 행동 대장이다. 두목 상철의 부하로 살다가 동생들을 데리고 하부 조직으로 독립해 지낸다. 하지만 정통 조폭이 아닌 나이트클럽 웨이터 출신이라는 이유로 조직의 서열로는 2위이지만 3인자 동생 영필에게 조금씩 밀리기 시작한다. 29살이라는 조폭치고는 적지 않은 나이에 제대로 된 자리를 못 잡고 상황에서 동생들까지 거느려야 하는 현실의 무게가 무겁다.
그러던 중 무명 영화 감독로 지내던 어린 시절 절친 민호가 제대로 된 조폭 영화 한 편을 만들기 위해 병두를 찾아오고, 민호의 설득으로 오랫동안 가지 않던 동창회를 나가게 된다. 조폭이 된 후로 간 적 없지만 용기를 내게 된 이유는 국민학교 시절 오랜 짝사랑이었던 현주가 온다는 이야기 때문이었다. 민호 덕분에 10년 만에 현주를 만나게 된 병 두는 민호를 자신의 동생들에게 자신과 동급으로 대하라며 소개하고 조폭 생활의 취재를 허락한다.
<살기 위해 선택한 길>
병 두는 성인 오락실 경영권을 넘겨받았지만 경쟁 세력의 습격으로 개업일부터 매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이에 경쟁 세력에게 반격하러 가던 중 굴다리 아래에서 수적 열세인 상황에서 진흙탕 싸움을 한다.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잘 버티던 중 상철이 오면서 상황은 마무리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철이 상대 조직원을 칼로 죽이며 구속될 위기에 처하고, 조폭의 다툼에서 사람을 죽이는 것은 큰 문제가 되기에 상철은 3인자 영필에게 총대를 메도록 해 대신 들어가는 대신 오락실 경영권을 넘겨준다.
그러던 어느 날, 조폭에게 어두운 경로로 일을 주는 황 회장이 상철을 찾아와 박검사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며 암살을 부탁하지만, 상대방이 검사라는 이유로 상철은 이를 거부한다. 이에 상철이 많이 컸음을 느낀 황 회장은 당시 오락실 경영권을 3인자 영필에게 빼앗겨 좌절해 있는 병두에게 은밀하게 접근해 이야기한다.
"병두야, 이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딱 두 개만 알면 돼.
나한테 필요한 사람이 누구이고, 그가 뭘 필요로 하는지."
이야기를 들은 병 두는 고심 끝에 황 회장을 찾아가 박검사를 죽이겠다고 하고, 종수와 함께 박검사를 처리한다. 이후 황 회장은 병두의 스폰서가 된다.
하지만 박검사가 없어진 것을 알아차린 상철은 영필에게 병두의 뒷조사를 하게 하고 이네 병두의 소행임을 눈치챈다. 이에 영필은 병두를 바로 제거하자고 하지만 여동생의 결혼식 전에는 피를 보고 싶지 않다며 미룬다. 하지만 이를 눈치챈 병 두는 상철의 여동생의 결혼식을 디데이로 삼아 무방비 상태의 상철과 영철을 죽이고 황 회장과의 신뢰를 쌓아가며 탄탄대로를 펼친다.
<살아남기 위해 비열한 길을 택한 그들>
그렇게 현주와도 사이좋게 지내는 중 현주에게 집적대는 그녀의 상사에게 우발적으로 주먹을 휘두르게 되고 그 모습을 본 현주는 병두의 폭력적인 모습에 충격받고 그 자리를 떠난다. 속상한 마음에 술이 만취가 되도록 술을 마신 병두는 민호의 집에 찾아가 속 얘기를 하다가 해서는 안 되는 자신이 황 회장의 요구로 박검사를 해한 얘기까지 하고 만다.
어느 날 황 회장의 분노에 찬 전화를 받고 병두는 극장으로 불려 간다. 민호의 신작이었던 조폭 영화에는 얼마 전 자신이 술을 마시고 민호에게 말했던 박검사 살해 스토리가 그대로 담겨 있었고, 병두는 민호와의 옛정을 생각해 목숨은 살려 줄 테니 입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한다. 하지만 이런 대처가 불안했던 종수는 병두의 명령을 어기고 동생들을 데려가 민호를 납치해 생매장하려 하며 협박해 입을 막으려 하지만 생명의 위협을 느낀 민호는 경찰에 신고한다.
이런 사실을 몰랐던 병두는 현주에게 고백하려고 서점을 찾아갔다가 경찰들에게 쫓기게 되고, 황 회장에게 자신의 뒤를 봐주면 민호를 죽이고 외국으로 떠나겠다고 한다. 그러나 황 회장은 민호가 이미 얼굴이 알려진 스타 감독이기 때문에 실종되면 자신에게도 피해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
병두는 민호를 쫓고 종수가 잡았다는 말에 종수를 만나려고 기다리던 중 정체 모를 괴한들에게 습격을 받는다. 일대 다수로 싸우고 차에 치이며 거의 반사의 상태로 도망가던 중 동생들이 나타나고 그들의 부축을 받는다. 그런데 갑자기 막내가 병두의 배에 칼침을 놓고, 뒤에 종수가 나타나는 모습을 보고 병두는 종수의 배신을 깨달으며 죽는다.
이후 병두는 실종 처리가 되고 병두의 어머니는 결국 돌아가신다. 황 회장의 부름을 받고 룸살롱을 찾은 민호는 종수를 만나지만 서로 모르는 척한다. 황 회장이 노래 'Old and Wise(늙어서 현명해지면)'을 부르며 영화는 끝이 난다.
[감상평]
조폭들의 삶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도 성공에 대한 욕구는 인간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며 그로 인해 서로 배신하고 배신당하며 한쪽은 파멸하고 다른 한쪽은 성공하게 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자신이 살기 위해 의리, 우정, 식구를 배신하는 조폭들의 생태를 주로 다루는 영화이지만 사실 친구를 자신의 성공에 이용한 영화감독 민호에게서 지성을 가장한 인간의 교활함을 표현하면서 인간 내면의 비열함과 위선성의 메시지를 보이려는 감독의 의지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조폭을 저질로 미화한 당시 조폭물들과 비교해 조폭의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며 평론가들에게는 호평을 받은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열연도 좋았고 그들의 의리와 배신이 반복되며 주인공의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솜씨가 일품이었지만, 당시 2006 독일 월드컵이나 다른 영화에 밀리면서 손익 분기점에 약간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영화 곳곳에 숨어 있는 깊이 있는 내용들도 인상 깊은데, 한 예로 극 중에서 상철과 병두처럼 3자 앞에서 노래를 부르면 죽는 모습이 나옵니다. 이에 마지막에 황 회장의 노래로 끝나는 부분에서 황 회장의 결말 역시 비극적이겠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누아르의 정석을 보여주는 완성도와 탄탄한 구성으로 지금 다시 나오면 400~500만 명의 흥행은 거뜬할 것 같은 볼 때마다 재밌는 대표 한국 누아르 영화 비열한 거리 이야기였습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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